삶의 힘, 근육의 힘
지난 번 글에서 근육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통증은 사실 근육만이 아니라 연부조직이 퇴화되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연부조직은 뼈를 제외한 근육, 인대, 힘줄, 골막, 근막 등을 말합니다. 딱딱한 뼈에 비해 부드럽기 때문에 연부(soft)라는 말을 씁니다. 말랑말랑한 연부조직이 딱딱해지는 퇴화(노화)가 일어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퇴화가 천천히 일어나도록 ‘저항’할 뿐이죠.
근육긴장으로 생기는 통증의 예로 무지외반증을 한 번 봅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제 1중족 발가락 관절이 튀어 나오는 병으로 겉보기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걷는 자세 등 원인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에 있는, 엄지발가락 내전근, 엄지모음근 등 세 가닥의 근육이 긴장을 해서 엄지발가락을 안쪽으로 잡아당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변형이 심하지 않다면 통증 완화를 위해 발가락 사이에 있는 근육을 눌러주면 좋습니다. 눌러주면 통증이 매우 심합니다. 이 병은 뾰쪽 구두나 볼이 좁은 신발을 오래 신어서 오기도 하는 병입니다. 발가락은 몸에서 정말 중요합니다. 뾰쪽 구두나 볼이 좁은 신발뿐만 아니라 깔창을 깔거나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좋지 않습니다. 발가락이 부드러워지도록 발가락을 위로, 아래로 꺾어 주기 바랍니다. 또한 발가락으로 몸을 지탱하는 식으로 발가락에 힘이 생기도록 합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근육이 부족한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인바디로 검사를 해봐도 근육량 부족으로 나옵니다. 근육은 우리 몸에 정말 필요합니다. 근육이 없는 몸은 상상하기 어렵겠죠. 특히 다리 근육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걷기가 힘들어집니다. 적게 걷다 보면 근육은 더욱 약해지고 급기야 휠체어 신세를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자기 의지로 사는 인생의 주체성이 상실됩니다. 나이 들면서 걷는 것을 일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